주식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저는 매일같이 수익률이 몇십 퍼센트씩 오르는 종목들을 보며 마음이 들떴습니다. 특히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종목이나 증권 커뮤니티에서 회자되는 급등주를 보면 “이런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조급함이 들곤 했죠. 얼른 매수해서 저도 그 수익률을 맛봐야 한다는 생각때문이죠. 그래서였을까요. 저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단지 상승률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몇몇 종목에 올라탔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급등주 투자에서 실제로 겪었던 경험과 그 과정에서 배운 점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준비 없는 매수
저의 첫 급등주 매수는 어느 날 아침, 인기 뉴스 기사에서 “신사업 기대감에 상한가”라는 헤드라인을 본 직후였습니다. 관련 종목의 차트를 확인하니 실제로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늘도 또 갭상승으로 출발한 상황이었죠. 저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고, 고작 단 몇 분의 고민 끝에 매수를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처음에는 수익이 나는 듯 보였습니다. 매수 직후 몇 분 만에 주가가 추가로 3% 이상 오르며 잔고에 초록불이 켜졌습니다. 역시 매수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고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큰 거래량과 함께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당황한 저는 마땅한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조금만 기다리면 다시 오를 것'이라는 근거 없는 기대감으로 종목을 쥐고 있었죠. 결국 그날 종가는 -7%로 마감되었고, 저는 주식 계좌에 찍힌 수치를 보며 멍해졌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저는 차트의 모양과 뉴스의 분위기에만 매몰되어 있었고, 정작 기업의 실적이나 업황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올랐는지’보다 ‘얼마나 올랐는지’에만 관심을 가졌던 거죠. 결과적으로 그 선택은 운이 아닌 구조의 결과였고, 저는 그 구조를 전혀 모르고 있었던 셈이었습니다.
급등주는 정보가 아니라 심리 싸움
그 이후로도 몇 차례 급등주에 도전했지만, 결과는 대부분 비슷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급등주의 상승을 단순히 ‘재료’나 ‘뉴스’에 기반한 필연적 결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집단적으로 쏠리면서 만들어내는 매우 불안정한 흐름이었습니다.
급등주는 단기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만큼, 그만큼 또 빠르게 이탈하기도 합니다. 매수와 매도의 속도가 상식적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며, 약간만 타이밍을 놓쳐도 큰 손실로 이어지기 십상이죠. 저처럼 차트나 뉴스만 보고 매수한 투자자들은 대개 정확한 진입 이유와 명확한 목표가가 없기 때문에, 하락 시점에 합리적인 대응도 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급등주에는 이미 '정보를 먼저 접한 사람들'이 선점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보게 되는 뉴스는 이미 늦었을 가능성이 크고, 상승 초입이 아닌 끝자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제가 했던 투자는 분석이 아니라, 무의식적인 추격매수에 가까웠던 셈이었습니다. 결국 급등주는 정보가 아니라 ‘심리 싸움’이라는 걸 늦게야 깨달았습니다. 매수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버틸 이유도 없고, 버티는 이유가 감정이라면 대응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주가 흐름에 감정이 휘둘릴수록 손실은 커졌고, 오히려 아무 일도 안 한 날보다 계좌가 더 나빠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급등주를 외면하게 된 이유
몇 번의 실패를 겪고 나서야 저는 급등주 투자에 대한 시각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특히 가장 크게 바뀐 점은, “나는 언제든지 놓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전에는 수익 기회를 놓치는 것 자체가 두렵고 억울했지만, 지금은 나에게 맞지 않는 종목이라면 기꺼이 보내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현재의 저는 투자 종목을 선정할 때, 기업의 실적과 업황, 그리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단기간에 화려하게 움직이는 종목보다는, 느리더라도 꾸준한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을 선호하게 되었죠. 물론 여전히 급등주의 유혹은 종종 찾아오지만, 이제는 그 유혹 앞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작고 반복적인 실패의 축적이 만든 결과였습니다. 당시엔 괴롭고 억울했지만, 그 시간을 거쳐 지금은 내 계좌를 지킬 수 있는 투자자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고 느낍니다. 급등주의 유혹은 줄어들지 않지만, 그것을 거를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 생긴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결론: 단기 수익보다 중요한 것은 생존
급등주는 단기적으로는 높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처럼 보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투자자에게는 너무나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그 유혹에 쉽게 흔들렸던 시기가 있었고, 그로 인해 적지 않은 비용을 치르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제는 단기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것, 그리고 나만의 투자 기준을 지켜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급등주 투자를 고민하고 계시다면, 그리고 명확한 기준 없이 감정적인 매수를 하려고 하신 분이 계시다면 제가 겪은 시행착오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