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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주식 투자에서 항상 들어온 조언은 수익을 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수익을 지키는 일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 머리로는 '이제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손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언제나 '조금만 더 오르겠지'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여러번의 그런 경험을 통해서 그때의 감정과 판단이 지금의 투자 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어쩌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많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분께 제 고점 매도 실패 경험을 공유 드리면서 지난 시간을 차분히 복기해 보려고 합니다.
고점 매도 실패 첫 경험
제 첫 번째 고점 매도 실패는 2021년 말 국내 한 대기업 주식에서 벌어졌습니다. 평균 매수가가 2만 원대였는데, 어느새 4만 5천 원까지 오른 것을 보고도 팔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더 오를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와 지금 매도해 버리면 더 많은 수익을 못 보고 손해볼 거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주변에서도 "5만 원은 가겠지", "외국인 수급 좋다더라"는 이야기가 많았고, 저 역시 그 분위기에 휩쓸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실적 발표에서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가 나오면서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더라고요. 팔지 못했던 저는 결국 3만 원 초반대에 아쉽게 매도했습니다.
그때 제가 느낀 감정은 단순한 손해에 대한 아쉬움이 아니라, 제 선택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 데서 오는 답답함이었습니다. 사실 그 주식이 오르던 시점에도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순간의 욕심이 이성을 눌러버렸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수익이 너무 빠르게 늘어나니까 감정이 들떠 있었던 것 같아요. 매일 앱을 열어 주가가 오르는 걸 확인하면서, '이 주식이 내 인생을 바꿀지도 몰라' 같은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죠. 지금이라면 그런 생각을 경계했을 거예요.
판단 흐리는 심리 요인
이후에도 몇 차례 고점 부근에서 매도 타이밍을 놓친 일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은 '합리화'였습니다. 매도하지 못한 이유를 스스로 정당화하면서, 시장이 아닌 제 감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종목은 차트를 보면 명백히 과열 상태였고, 거래량도 피크를 찍은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이 종목은 다르겠지', '이번에는 예외일지도 몰라' 같은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결국 그 종목도 조정을 겪었고, 저 역시 수익을 일부 반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당시엔 감정을 다스리는 게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실감했어요. 특히 수익이 커질수록 '내가 이 시장을 잘 안다'는 착각이 들어 판단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매도 버튼을 누르기 전, 내가 감정적으로 들떠 있는지부터 차분히 먼저 확인하려고 합니다. 결국 냉정한 순간이 아니라면, 판단도 흔들리기 쉽다는 걸 배웠습니다.
고점 매도 기준 세우기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 보니, 결국은 매도 기준을 스스로 정하지 않으면 시장 흐름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목표 수익률을 사전에 설정하거나, 일정 비율씩 분할 매도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든 종목에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이 정도면 만족'이라는 기준점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미련 없이 훨씬 안정적인 판단이 가능합니다. 예전처럼 감정에 휘둘리기보다, 수익 실현 자체를 하나의 전략으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기준을 세우는 것도 어렵더라고요. 얼마나 수익이 나면 팔아야 할지, 얼마큼 빠지면 손절해야 할지도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과거 거래들을 정리해서 패턴을 분석해봤고, 그걸 바탕으로 '내가 불안해지는 구간'을 중심으로 기준을 잡았어요. 지금은 저만의 명확한 기준이 생기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고, 큰 욕심 없이 꾸준히 수익을 쌓아가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결론: 놓쳤던 수익보다 더 중요한 것
지금 돌아보면, 고점에서 수익을 극대화하지 못한 아쉬움보다도, 그 경험을 통해 저만의 원칙을 세운 것이 훨씬 더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투자에서 '모든 고점을 잡을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나니, 조급함도 덜해졌고, 수익률에 대한 강박도 줄었습니다. 투자는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이 얼마나 맞는지,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시장은 늘 예측할 수 없지만, 최소한 나만의 기준과 심리적인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고점에서의 매도는 언제나 어려운 선택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꾸준히 기준을 다듬고, 제 선택을 돌아보는 자세를 잃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 과정 하나하나가 결국은 저를 더 단단한 투자자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습니다.